
- 하와이 대학 레이몬드 판코(Panko) 교수의 30년짜리 연구 — 실무에 쓰이는 엑셀의 약 94%가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수식 셀 기준 2~5% 에러율
- Arena 조사 — 엑셀로 관리되는 BOM 파일의 12%에 자동서식 오류(부품번이 숫자로 인식되어 선행 0이 사라짐)가 숨어있다
- 자동차 리콜 1건 평균 직접 비용이 약 1천만 달러. 설계변경 부품이 BOM에 반영되지 않으면 이 부담이 생산 협력사 수십 곳으로 전이된다
- 2025 Parseur 설문 — 수작업 엑셀 데이터 입력·복사가 직원 1인당 연간 $28,500 순손실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건 더 이상 IT 문제가 아니라 품질 문제가 된다
지난 편에서 1994년 보잉 777이 왜 종이 도면을 버렸는지를 다뤄다. 이번 편은 정반대 이야기이다 — 여전히 엑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연구소·제조 현장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상상이 아니라 한 교수가 몇십 년을 모은 수치로 이야기해 보자.
판코 교수가 30년간 모은 수치
하와이 대학 경영정보학 교수 레이몬드 판코(Raymond Panko)는 스프레드시트 오류 연구로 학계에서 유명하다. 1990년대 초부터 미국 감사원·금융사·제조업체의 실제 엑셀 파일 수십만 건을 감사해 발표한 누적 데이터에 따르면, 수식이 들어간 셀 기준 오류율은 2~5%다. 수백 개 셀로 구성된 실무 스프레드시트에서 확률적으로 계산하면, 전체 파일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의 오류를 포함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진다. 그리고 실제 감사 결과가 나왔다 — 연구소·경리직 팀에서 스스로 ‘최종본’이라고 부른 엑셀 파일의 약 94%에 적어도 하나 이상의 오류가 있었다.
이 숫자의 무서움은, 이게 누군가가 부주의해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숙련된 엔지니어가 만든 수식도 100번에 2~5번은 틀린다. 이건 관리 이슈가 아니라 인간의 집중력 한계다. 그런데 한 기업이 300개 프로젝트의 BOM을 이런 엑셀로 관리하고 있다면, 통계적으로 약 282개의 파일이 이미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핵심 — 판코 연구의 결론은 “이 도구를 쓰지 말자”가 아니다. 엑셀 자체는 훌륭한 도구이지만, 수십·수백 명이 동시에 수정하는 거버넌스 구조가 없다는 점이 병목이다. 엑셀은 ‘유지보수 가능한 단일 진실을 보장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엑셀이 BOM에서 조용히 고장나는 5가지 방식
1. 자동 서식 오류 — 부품번이 숫자로 인식된다
부품번 “00456789”를 셀에 붙여넣으면 엑셀은 이것을 숫자로 인식하고 별도 서식 설정 없이 자동으로 선행 0을 지워버린다. Arena Solutions가 2만여 개의 엑셀 BOM을 스캔해본 결과, 12%가 이 패턴으로 적어도 하나 이상의 부품번 손상을 포함하고 있었다. 생산 단계에서 핵심 부품이 ‘없는 부품’으로 검색되면 라인이 멈춘다.
2. 버전이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가장 흔한 장면 — 공유 드라이브에 BOM_final.xlsx, BOM_final_v2.xlsx, BOM_final_진짜최종.xlsx, BOM_final_진짜최종_수정.xlsx가 공존한다. 구매 팀은 v2를 보고 주문했고, 설계팀은 ‘수정’을 보고 설계를 마쳤다. 입고된 부품이 최신 설계와 맞지 않는 사건이 발생하면, 그때서야 “왜 치수가 다른지”를 따지게 된다.
3. 수식 복사가 카스케이딩 오류를 만든다
상위 어셈블리의 수량을 =B4*C4로 계산해 놓았는데, 누군가가 행을 삽입해 참조 범위가 밀리면 전체 하위 BOM의 수량이 조용히 깨진다. 이 오류는 생산 지시서가 출력될 때까지 발견되지 않는다. 자동차 부품처럼 수천 개 하위 품번이 달린 대형 BOM에서는 이게 치명적이다.
4. 설계변경이 반영되지 않고 늦게 전파된다
설계를 바꾸면 ECR/ECO 프로세스를 통해 BOM이 업데이트되어야 하는데, 엑셀에서는 “그 변경을 BOM에 반영해 넣으세요” 이메일이 여러 번 오가고 누군가 까먹는다. 자동차 업계의 품질 분석 보고서를 보면, 리콜 사례의 상당수가 “설계변경 부품이 BOM에 누락되어 관련 설계 검증이 누락된 경우”에 생긴다. 미국 교통안전국(NHTSA) 자료 기준 자동차 리콜 1건 평균 직접 비용이 약 1천만 달러이며, 복수 건이 적발되면 억 달러 단위로 급증한다.
5. 누가 무엇을 만졌는지의 이력이 없다
감사·인증(ISO 9001, IATF 16949)에서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이 변경은 누가, 언제, 왜 했습니까?”이다. 엑셀은 파일 수준의 타임스탬프는 남기지만, 셀 단위의 변경 이력은 기록하지 않는다. “변경 내용 추적”을 하려면 이전 버전을 직접 열어 눈으로 비교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감사 준비에 몇 주간을 쓰게 된다.
관찰 — 이 다섯 가지는 모두 개별적으로는 ‘준수하면 되는 일’이다. 문제는 기업이 성장하면서 엑셀이 관리해야 할 BOM 파일 수가 수십 개 → 수백 개 → 수천 개로 늘어날 때 생긴다. 품번 관리 규칙을 지키는 것은 사람의 근면성에 의존하는 일이지만, PDM은 이를 시스템적 강제로 바꿔 놓는다.
숫자로 본 “공짜 엑셀”의 진짜 비용
엑셀이 공짜라고 생각하는 경영진이 많다. 2025년 Parseur 설문은 이 오해를 숫자로 깨뜨렸다 — 연구소·생산관리·구매 부서 직원이 스프레드시트와 다른 시스템 사이에서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오가는 데 주당 평균 9시간 이상을 쓴다. 연간 연봉 기준 직원 1인당 $28,500의 인건비·오류 수정비가 사라진다는 뜻. 20명짜리 연구소면 연간 약 57만 달러, 원화 기준 7억 원을 ‘무료’ 엑셀에 날리고 있다.
여기에 품질 비용을 더하면 그림이 바뀌다. Control Engineering이 집계한 제조업체 설문에서는, 엑셀 BOM을 쓰는 회사 중 84%가 “버전 불일치로 인한 생산 지연을 연간 1회 이상 겪었다”고 답했고, 39%는 “입고 부품이 도면과 달라 부품을 폐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폐기 부품 비용·리콜 보상·명예 훼손까지 더하면, 엑셀은 적어도 수십억 원 단위의 누수 변수가 된다.
그럼 PDM은 무엇을 강제하는가
PDM은 기술적으로 멋진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근면성으로 지켜야 했던 5가지 규칙을 시스템이 대신 강제하는 구조다. Check-in/Check-out은 동시 수정을 원천 차단하고, 자동 버전 관리는 “진짜 최종” 파일의 문제를 없앨다. 설계변경 워크플로우는 관련 담당자 전원의 승인이 끔난 뒤에만 BOM에 변경을 반영하고, 감사 로그는 “누가 언제 왜” 바꿨는지를 자동으로 기록한다.
왜 이 이야기가 AI 시대에 또 중요해지는가 — GenAI를 활용해 도면을 분석하거나 ECO 초안을 자동 생성하려면 믿을 수 있는 데이터 소스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엑셀 300개 파일이 흔텀어져 있는 상태에서는 그 어떤 AI도 신뢰할 만한 결과를 내높을 수 없다. 다음 편에서는 그 “신뢰할 만한 데이터”의 기본 단위인 BOM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본다 — 대체 E-BOM·M-BOM·S-BOM은 무엇이며 왜 나누어 부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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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춘 50의 40%, 이미 쓴다는데…
출처
- Raymond Panko — Spreadsheet Research (SSR) Archive, University of Hawaii
- Arena Solutions — Why PLM Outperforms Spreadsheets in BOM Tracking
- Control Engineering — The Hidden Costs of Using Excel for BOM Management
- Nova Technosys — Why BOM Errors Destroy Manufacturing Margins
AI Biz Insider · AI 제조인사이트 · aibizins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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