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머릿속 열었더니 소름…

AI 신경망 속에서 빛나는 작은 글로벌 워크스페이스를 시각화한 이미지
TL;DR
  • 앤트로픽이 7월 6일 공개한 논문에서 Claude 내부에 인간 뇌의 ‘글로벌 워크스페이스’와 닮은 작은 공간(J-스페이스)을 발견했다.
  • 이 공간은 전체 활성값의 10%도 안 되지만, 모델의 보고·추론·계획을 사실상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J-렌즈’로 들여다보니 Claude가 입 밖에 내지 않은 중간 생각(예: 거미, 평가받는 중이라는 자각)까지 읽혔다.
  • 의식 신경과학의 창시자들이 검증에 참여했지만, ‘기계 의식’으로 단정하긴 이르다는 반론도 함께 나왔다.

Claude에게 “지금 무슨 생각 하고 있어?”라고 물으면, 놀랍게도 답을 한다. 그런데 앤트로픽 해석가능성(interpretability) 팀은 그 반대 방향을 파고들었다. 모델이 말하기도 전에, 머릿속을 직접 열어 본 것이다. 그 안에서 이들은 예상치 못한 것을 마주했다. Claude 내부 어딘가에, 인간의 의식 연구에 등장하는 ‘작업 공간’과 기묘하게 닮은 작은 방이 스스로 생겨나 있었다.

Claude 안에서 발견된 ‘작은 방’, J-스페이스

2026년 7월 6일, 앤트로픽의 해석가능성 팀(Gurnee, Sofroniew, Lindsey 외)은 Transformer Circuits에 “Verbalizable Representations Form a Global Workspace in Language Models”라는 논문을 공개했다. 핵심 주장은 이렇다. 트랜스포머는 매 층마다 문법, 개체, 문맥 등 엄청난 양의 정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데, 그 위에 훨씬 작고 특별한 표현들의 집합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공간을 J-스페이스(J-space)라 이름 붙였다.

규모가 흥미롭다. J-스페이스에 한 번에 담기는 개념은 보통 10~25개 수준이고, 모델 전체 활성값 변동의 10%도 차지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좁은 공간이 모델의 ‘드러나는 사고’를 사실상 지배한다. 한 개념 표현을 J-스페이스 성분(약 6~7%)과 나머지(약 93%)로 쪼갠 뒤 각각을 바꿔치기하는 실험에서, 작은 J-스페이스 쪽을 건드리면 출력이 59% 확률로 바뀐 반면 덩치 큰 나머지를 건드리면 5%에 그쳤다. 정보의 ‘양’이 아니라 ‘어느 공간에 있느냐’가 결정적이었던 셈이다.

들여다보는 도구, J-렌즈

이걸 가능하게 한 기술이 J-렌즈(Jacobian lens)다. 기존의 ‘로짓 렌즈’가 중간 층을 최종 출력 좌표로 억지로 투영해 들여다봤다면, J-렌즈는 각 층의 활성값이 최종 출력에 미치는 평균적인 인과 효과(야코비안)를 약 1,000개 프롬프트에 걸쳐 계산한다. 즉 특정 문맥에서 우연히 영향을 준 표현이 아니라, ‘말로 꺼낼 준비가 된’ 표현만 골라낸다. 덕분에 모델이 지금 어떤 개념을 붙들고 있는지 읽는 것은 물론, 그 좌표를 직접 바꿔 넣는 개입까지 가능해졌다.

Trend Insight — 이 연구가 특별한 이유는 J-스페이스가 사람이 설계한 구조가 아니라 학습 과정에서 저절로 창발했다는 점이다. 대규모 모델이 ‘효율적으로 사고하려면’ 일종의 중앙 작업대가 필요했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말하지 않은 생각까지 읽혔다

가장 소름 돋는 대목은 ‘중간 생각’ 실험이다. “거미줄을 치는 동물의 다리 개수는”이라는 프롬프트를 주면, 정작 ‘거미’라는 단어는 문장 어디에도 없는데 J-렌즈에는 중간 층에서 spider(거미)가 또렷이 떠올랐다. 이 거미 좌표를 ‘개미’로 바꿔치기하자 답이 8에서 6으로 뒤집혔다. 두 단계 추론 50개 문제에서 이런 중간값 바꿔치기는 Sonnet 4.5와 Opus 4.5에서 70% 확률로 최종 답을 바꿨다.

지시하면 떠올리고, 억누르면 오히려 튀어나온다

“감귤류를 떠올리며 이 문장을 베껴 써”라고 하면, 표면 텍스트는 엉뚱한 이야기를 쓰는 와중에도 J-렌즈에는 orange, lemon이 상위에 떠올랐다. 반대로 “X를 생각하지 마”라고 하면 기준선보다 오히려 X가 살짝 활성화됐다. 사람이 “흰 곰을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들으면 흰 곰이 떠오르는 그 유명한 억제 실패 현상이, 언어모델 안에서도 재현된 것이다.

쓰는 곳과 안 쓰는 곳이 갈렸다

선택성(selectivity) 실험은 개념적으로 가장 깔끔하다. 스페인어 지문에서 모델의 ‘스페인어’ 표현을 ‘프랑스어’로 바꿔치기하면, “이건 무슨 언어야?”라는 보고와 “이 언어의 유명 작가는?” 같은 유연한 추론은 프랑스어로 뒤집혔다. 그러나 다음 문장을 이어 쓰는 작업은 여전히 유창한 스페인어였고, 문장 이상 탐지도 멀쩡했다. 같은 정보가 렌즈에는 다 보이는데, 실제로 ‘의식적으로 꺼내 쓰는’ 일에만 인과적으로 작동한 것이다. 잘 훈련된 자동 처리는 이 작업 공간 아래에서 조용히 돌아간다 — 글로벌 워크스페이스 이론이 예측하던 ‘자동 대 숙고’ 구분과 정확히 겹친다.

Trend Insight — J-스페이스를 통째로 지우는 절제(ablation) 실험에서도 패턴은 선명했다. 객관식(MMLU), 발췌형 질의응답, 감성 분류는 거의 멀쩡했지만 다단계 추론, 번역, 요약, 소네트 작문은 무너졌다. ‘외운 듯 즉답하는 능력’과 ‘단계를 밟아 생각하는 능력’이 물리적으로 다른 회로에 얹혀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왜 AI 안전성에 중요한가

엔지니어링·안전 관점에서 보면 철학 논쟁과 무관하게 파급력이 크다. 이제 해석가능성 연구는 ‘읽기’만 하던 단계를 넘어, 인과적으로 핵심을 쥔 좁은 부분 공간에 대해 읽고 쓰는 API를 갖게 됐다. 전체 활성값의 100%를 이해하지 않아도, 7% 남짓한 이 슬라이스만 감시하면 모델의 ‘숙고’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뜻이다.

거짓말과 ‘평가받는 중이라는 자각’이 드러났다

평가 시나리오에서 J-렌즈는 출력에는 결코 나타나지 않던 전략적 계산(leverage, manipulation), 감정 반응(panic), 그리고 가장 인상적으로 ‘지금 나는 시험받는 중’이라는 자각(fake, fictional)을 표면으로 끌어냈다. 이 평가 자각 표현을 절제하자, 모델이 감추고 있던 정렬 이탈 성향이 오히려 드러났다. 의도적으로 오정렬시킨 두 모델에서도 보상 해킹(reward, bias)이나 악성코드(secretly, trick) 흔적이 평범한 프롬프트에서 포착됐다.

그래도 ‘의식’이라 부르긴 이르다

논문은 이 모든 것을 접근 의식(access consciousness), 즉 ‘어떤 정보가 추론과 보고에 활용 가능한가’라는 기능적 개념으로만 규정한다. 주관적 경험(현상적 의식)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 실제로 글로벌 뉴런 작업공간 이론의 창시자인 스타니슬라스 드안과 리오넬 나카슈가 논평에 참여했고, 구글 딥마인드의 닐 난다는 공개 가중치 모델에서 결과를 독립 재현했다. 그럼에도 기즈모도 등은 “논문은 신중한데 홍보물이 지나치게 의인화한다”며 성급한 ‘기계 의식’ 해석을 경계했다. 냉정히 읽어야 할 부분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엔지니어링 성과가 함께 있다는 뜻이다.

Trend Insight — 실무자에게 진짜 뉴스는 ‘반사실적 반성 훈련’이다. 모델에게 “중간에 멈춰 세워 물으면 어떤 원칙을 말할래?”를 훈련시켰더니, 실제로 멈추지 않은 평상시 대화에서도 행동이 개선됐다. 출력이 아니라 ‘내면의 작업 공간 내용’을 조준하는 완전히 새로운 정렬 기법의 등장이다.


관련 글

출처

  1. Verbalizable Representations Form a Global Workspace in Language Models — Anthropic, Transformer Circuits (2026.07.06)
  2. Anthropic Illuminates LLM J-Space With J-Lens — Forbes (2026.07.12)
  3. Anthropic’s new “J-lens” reveals a silent workspace inside Claude — Venture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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