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분석: AI는 2025년에만 약 2,500억 달러(약 340조원) 규모의 경제활동을 만들었지만, 정작 공식 GDP·생산성 통계에는 거의 잡히지 않는다.
- AI 산출량은 연 2,600% 속도로 늘고, 같은 성능을 내는 비용은 연 94%씩 떨어진다. 1달러로 살 수 있는 AI 성능이 1년 사이 폭증했다는 뜻이다.
- a16z 데이터: 포춘500의 29%, 글로벌2000의 19%만 실제로 돈을 내고 AI를 쓴다. 돈이 도는 곳은 코딩·고객지원·검색에 압도적으로 쏠려 있다.
- 선두 산업은 테크·법률·헬스케어. 반면 케임브리지 교수는 “속도와 규모가 과장됐다”며 신중론을 편다.
“우리 회사도 AI에 돈을 꽤 썼는데, 손익계산서에는 왜 티가 안 날까.” 많은 대표들이 같은 의문을 품습니다. 그런데 최근 잇따라 나온 두 개의 분석은, 그 답이 ‘AI가 효과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보고 있는 숫자가 AI를 못 잡아서’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실제로 돈이 도는 영역은 생각보다 좁고 분명하다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통계에도 안 잡히는 ‘AI 경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2026년 6월 초 내놓은 정책 보고서는 흥미로운 역설에서 출발합니다. 빅테크는 “AI가 일하는 방식, 산업의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고 말하지만, 막상 정부가 발표하는 GDP 성장률이나 생산성 지표를 보면 그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를 쓴 앤톤 코리넥(앤트로픽 연구소 변혁적 AI 경제 연구 책임자)과 패트릭 매켈비(캐나다은행 수석 데이터 과학자)는 그 원인을 “통계 체계가 AI를 측정하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AI 활동이 클라우드·소프트웨어·데이터 처리 등 수십 개 산업 분류에 흩어져 있어 ‘AI 경제’를 한곳에서 볼 방법이 없습니다. 둘째, AI 성능이 얼마나 빠르게 좋아지는지를 기존 통계가 반영하지 못합니다. 연구진은 GPU 임대료, 전력 소비량, AI 추론 가격, 알고리즘 진보 속도를 직접 집계해 추정치를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AI는 2025년에 약 2,500억 달러 규모의 경제활동을 창출했습니다. 미국 항공산업 전체와 맞먹는 규모입니다. 더 놀라운 건 속도입니다. 산업이 만들어내는 AI 산출량은 연 약 2,600%씩 늘고, 같은 수준의 성능을 얻는 비용은 연 약 94%씩 하락합니다. 연구진은 만약 공식 통계가 AI의 성능 향상을 제대로 반영했다면, 2025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약 4%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단, 이는 ‘최대치’ 상한선이라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AI Biz Insider 분석 —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는 한 문장으로 압축됩니다. “측정할 수 없으면 조종할 수 없다(What cannot be measured cannot be steered).” 이는 정부 정책뿐 아니라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우리 회사의 AI 효과를 분기 매출이라는 거친 지표 하나로 판단하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놓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어디서’ 돈이 도나
거시 통계가 흐릿하다면, 현장 데이터는 어떨까요. 벤처캐피털 a16z는 “AI가 엔터프라이즈에서 실제로 어디에 침투했는가”를 자체 데이터로 추적했습니다. 결론부터 보면, 포춘500의 29%, 글로벌2000의 19%가 이미 선도 AI 스타트업의 ‘유료·실사용’ 고객입니다. 단순 설문이 아니라, 톱다운 계약을 맺고 파일럿을 전환해 실제 도입까지 마친 기업만 집계한 수치입니다. 포춘500이 보수적인 후발 도입자라는 통념을 깨는 속도입니다.
코딩 — 압도적 1위
돈이 가장 많이 도는 곳은 코딩입니다. 다른 모든 용도를 거의 한 자릿수 배수(order of magnitude)로 따돌립니다. a16z는 포트폴리오사 최고 엔지니어의 생산성이 AI 코딩 도구로 10~20배 올랐다고 전합니다. 코딩이 이상적인 이유는 분명합니다. 데이터가 풍부하고, 텍스트 기반이며, 결과가 ‘돌아가는지 아닌지’로 즉시 검증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코딩 에이전트 Devin을 만든 코그니션은 매출이 1년 새 3,700만 달러에서 4억 9,200만 달러 런레이트로 뛰었고, 자사 내부 코드의 약 89%를 Devin이 작성합니다.
고객지원·검색 — 조용한 효자
두 번째는 고객지원입니다. 업무가 명확한 표준운영절차(SOP)로 정의돼 있고, 응대 건수·해결률·CSAT처럼 ROI를 숫자로 증명하기 쉽습니다. 게다가 어려운 건은 사람에게 넘기는 자연스러운 ‘탈출구’가 있어 도입 위험이 낮습니다. 세 번째는 검색입니다. 흩어진 사내 시스템에서 정보를 찾아주는 글린(Glean), 법률 검색에서 출발한 하비(Harvey) 같은 기업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하비는 창업 3년 만에 연 약 2억 달러 매출을 올렸습니다.
AI Biz Insider 분석 — 공통점은 ‘검증 가능성’입니다. 코드는 실행해 보면 되고, 티켓은 해결되면 끝나며, 검색은 맞는 문서를 찾으면 됩니다. 결과가 객관적으로 판정되는 업무일수록 AI ROI가 빨리, 분명하게 나옵니다. 우리 조직에서 AI를 시작한다면, 바로 이 ‘judge 가능한’ 업무부터 찍어야 한다는 실전 신호입니다.
산업은 테크·법률·헬스케어가 끌고 간다
산업별로 보면 테크가 단연 1위입니다. ChatGPT 비즈니스 사용자의 27%가 테크 업종에서 나옵니다. 의외인 건 그동안 ‘IT 도입이 느리다’고 평가받던 법률과 헬스케어가 초기 선두에 섰다는 점입니다. 법률은 방대한 문서를 읽고 요약·초안 작성을 반복하는 업무가 AI와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 원고 측 전문 법률 AI 이브(Eve)는 고객 450곳을 넘기며 10억 달러 기업가치에 올랐습니다. 헬스케어 역시 의료 차팅, 의료 검색, 백오피스 자동화 같은 ‘뚜렷한 단일 업무’에서 빠르게 매출을 냈습니다. 기존 전자의무기록(EHR)을 갈아엎지 않고 우회한 점이 핵심이었습니다.
모델 성능 자체도 빠르게 오릅니다. a16z가 인용한 GDPval 벤치마크에서 최근 4개월간 회계·감사 영역은 약 20%포인트, 경찰·수사 영역은 약 30%포인트 점프했습니다. 텍스트 기반이고, 반복적이며, 사람이 중간에서 판단을 넣을 수 있고, 규제가 가볍고, 결과가 검증되는 업무 — 이 조건을 갖춘 영역부터 차례로 AI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AI Biz Insider 분석 — 역으로, 물리적 작업이 많거나, 사람 간 관계가 핵심이거나, 이해관계자 조율 비용이 크거나, 규제·컴플라이언스 장벽이 높거나, 결과가 검증되지 않는 업무는 아직 AI가 더디게 들어옵니다. 자사 업무를 이 다섯 가지 잣대로 분류해 보면, 어디서 먼저 ROI를 거둘 수 있을지 윤곽이 잡힙니다.
사장님이 챙겨야 할 세 가지
첫째, AI 효과를 ‘전사 매출’ 같은 거친 지표 하나로 재단하지 마십시오. 가치가 발생해도 통계와 손익에 늦게, 흩어져 잡힙니다. 둘째, 첫 도입 영역은 결과가 검증되는 업무 — 코딩, 고객지원, 사내 검색 — 부터 고르는 편이 ROI를 가장 빨리 증명합니다. 셋째, 신중론도 함께 챙겨야 합니다.
케임브리지대 다이앤 코일 교수는 “측정 격차가 실재하는 건 맞지만, 이 보고서가 주장하는 속도와 규모는 과장됐다”고 반박합니다. AI는 대부분 최종 제품이 아니라 ‘중간 투입재’이고, 한 부서만 빨라지고 다음 부서가 AI를 안 쓰면 그 이득이 병목에서 사라진다는 지적입니다. 개인의 생산성 향상이 곧 조직 전체의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경고는, 부분 도입만 하고 끝내려는 회사에 특히 뼈아픕니다.
AI Biz Insider 분석 — 두 진영의 결론은 의외로 같은 곳을 가리킵니다. “개인이 아니라 프로세스 단위로 도입하라”는 것입니다. 한 명의 생산성을 10배 올리는 데서 멈추지 말고, 그 업무가 속한 흐름 전체를 AI 기준으로 다시 설계할 때 비로소 손익계산서에 숫자가 찍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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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a16z (Kimberly Tan) — Where Enterprises are Actually Adopting AI
- Fortune (Beatrice Nolan) — AI may already be adding hundreds of billions to the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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